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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산시 예산안이 확정되었다. 지난 14일 부산시의회는 제27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상정한 2019년도 부산시와 시교육청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2019년 부산시 예산은 11조 6772억원으로 2018년보다 8% 증가한 규모이다. 


부산시 예산은 부산시민을 위해 쓰여지는 돈이다. 누구보다 부산시민이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예산안 항목들만 놓고 보면 어떤 목적의 돈이고 어떻게 쓰여지는지 시민들이 알기 쉽지않다. 어떤 예산 항목은 제목만으로 짐작도 어렵다.  


부산시 예산은 효율적으로 잘 쓰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부산시만 효율적으로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예산을 쓰는 공무원, 그걸 감시하는 시의원, 대상이 되는 시민들 모두가 예산을 잘 알아야 부산시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예산에도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18일 부산시의회 박민성 시의원을 만났다. 박민성 시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으로 2019년 부산시 예산안을 심의했다. 시민들이 그 쓰임새를 체감할 수 있는 예산 항목 몇 가지에 대해 소통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번에 삭감된 예산 항목들의 이유도 물었다. 


김욱(이하 김) : 먼저 예결위 조직부터 궁금합니다. 부산시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결위 위원들은 어떻게 구성되는 겁니까?


박민성(이하 박) : 각 상임위에서 2명씩 차출되어 예결위를 구성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복지환경위 소속되어 있는데 그 2명으로 차출되어 예결위에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6개 상임위가 있으니까 예결위원장까지 해서 예결위원은 총 13명입니다. 예결위원들은 소속 상임위에서 예시심사되었던 내용들이 예산결산특별위에서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는 게 역할입니다. 다른 상임위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개진합니다.


출처 : 부산뉴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oolbusan&logNo=221394285938



김 : 최근 저출산 문제로 예산안에서도 보육예산이 이슈입니다. 2019 예산안을 살펴보니 종일반에 195억원이란 예산이 배정되었습니다. 이 예산이면 해당되는 학부모들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까?


박 : 부산시민 모두 혜택을 받습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다. 그동안 어린이집이 5시까지 운영되었는데 이제부턴 7시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부모의 부담은 없습니다. 7시30분까지 부산시가 그 비용을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이 예산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출처 : 부산광역시교육청 페이스북 페이지



김 : 공기정화장치 설치에 25억원 예산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모든 학교가 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겁니까?


박 : 공기정화장치 설치는 그동안 시범사업을 교육청에서 실시했는데 이제 전면실시하겠다는 겁니다. 부산시 모든 학교에 설치됩니다. 공기정화장치는 미세먼지 때문에 설치하는 건데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입니다. 미세먼지의 두려움을 학교에서만은 떨쳐내야 한다는 거죠. 


김 : 주거급여 지원 예산이 1770억원입니다. 상당히 많은 금액인데 어떻게 쓰이는 겁니까? 시민들이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거죠?


박 : 이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사업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생계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장제급여 등이 있는데 이런 급여 중 한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통합관리했는데 이제 분리하다 보니 항목이 그렇게 잡힌 겁니다. 


출처 : 부산광역기도시재생지원센터 http://www.urcb.or.kr/page.do?link=02_02



김 : 주민참여 복지공동체 조성(37억원)은 어떤 사업입니까? 


박 : 쉽게 얘기해서 마을만들기 사업입니다. 주거 취약지역이 부산에 400-500개 되는데 그런 지역이 대상입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겁니다. 주민들 욕구에 맞는 형태의 복지사업을 펼치겠다는 의도죠. 대표적인 게 행복마을 만들기사업이 있고요. 산복도로르네상스도 주민주도형 마을 사업입니다. 최근엔 고독사 관련하여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그램도 지원합니다. 


출처 : 부산뉴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oolbusan&logNo=221394285938



김 : ‘시민 주도 사회적 가치 bottom-up 일자리’ 이 예산은 제목부터 굉장히 어렵네요. 그런데 이 뜻도 모르는 항목에 예산이 무려 7557억원이나 배정되어있습니다.


박 : 일자리 관련해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협동조합, 청년 일자리, 마을사업 등 일자리 사업들입니다. 이런 전반적 일자리 사업들을 다 모아놓으면서 포괄하는 이름을 만들다 보니 좀 어려워 진 거 같습니다.  


삼성뉴스룸 https://news.samsung.com/kr/?p=341887



김 : 스쿨존 안전환경 조성 예산이 152억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요? 


박 : 말 그대로 학교 앞을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으로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학교 앞 보행로 펜스를 만들고요. 옐로카펫 아십니까? 횡단보도 바닥부터 벽면까지 노란색의 원뿔 형태로 설치하는 건데 그렇게 하면 외부와 구별되는 공간성을 형성해서 아이들을 그곳에 안전하게 모이게 하고 운전자는 색대비로 아동을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상단에 태양광 램프도 설치해서 야간 보행도 안전하게 하고요. 이게 핵심적 사업이 될 겁니다. 


김 :빈집을 활용한 주거환경 개선에 31억원이 쓰입니다. 그런데 부산에 빈집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아는데 이 정도로 가능할까요?


박 : 부산이 주택보급률은 100프로 넘었는데 과거 기준은 120%고 최근 기준은 102%입니다. 최저 주거기준 미달이 부산이 전국에서 제일 높습니다. 그러니까 점점 인구가 빠지면서 빈집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주거실태를 파악하고 그 빈집을 활용할 방안을 찾는 사업입니다. 빈 집 관련해서 이렇게 대대적인 예산 집행은 처음입니다. 


2019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부산시의회는 부산시 예산을 425억원 줄였다. 이와 같은 예산삭감은 전례가 없다고 한다. 부산시에서는 시정이 경직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박민성 시의원의 대답은 단호했다. 


박민성 의원



김 : 이번에 예산삭감을 많이 하셨습니다. 삭감을 한 예산은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박 : 예산심사의 핵심은 원칙이었습니다.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업들은 삭감했습니다. 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업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안된 사업들입니다. 심의를 통해 금액의 한도를 정했는데 그 한도를 높인 사업도 과감하게 삭감했습니다. 사업을 만드는 근거가 불명확하거나 또는 사업 내용에서 실질적인 효과성이 없는 사업들도 삭감했습니다. 이런 원칙으로 하다보니 제 지역구도 예산삭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원칙에 의거해서 했지만 그렇다고 융통성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김 : 외신기자 프레스투어 예산 3천만원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박 : 지금 언론구조가 다 바뀌었습니다. 이젠 실효서잉 없는 사업이죠. 이미 상임위에서 짤랐던 거고 예결위에서 살리지 않았던 거죠. 


김 : 페스티벌 관련 예산 삭감이 많았습니다. 부산아시아송페스티벌 비용 16억원이 전액 삭감되었고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도 삭감되었습니다.


박 : 이 사업들의 취지는 부산의 문화를 잘 성장시키고 퍼뜨리는 게 주 목적인데 살펴보니 적잖은 비용이 케이팝 가수를 부르는 데 쓰이더라구요. 이게 과연 부산의 문화인가 그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돈으로 부산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 지원하여 이 분들이 부산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축제가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펼치는 문화의 장으로서 이 행사가 가도록 의견을 제시해서 삭감했습니다. 원아시아페스티벌은 총 40억 예산 중 10억 정도 날렸습니다. 10억이 케이팝 관련 비용이거든요. 아이돌 부분은 잘라 내고 부산시민이 어울릴 수 있는 부분만 인정했죠. 케이팝 아이돌이라 하더라도 부산 출신이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돌보다는 부산의 문화에 초점을 맞추도록 예산을 조정했습니다.


김 : 케이팝 가수가 관광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텐데.


박 : 손쉽게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방법이죠. 더디더라도 부산의 문화를 성장시켜야죠. 부산의 한류를 만드는 고민을 부산시가 해야합니다. 아이돌 부르는 휘발성 사업으론 안됩니다. 부산의 문화 브랜드가 쌓이는 사업을 만들어야죠. 


김 : 결혼장려만남프로그램 예산 1억도 삭감되었습니다. 


박 : 사업의 기본 베이스는 저출산인데 저출산의 큰 틀의 원인은 주거, 일자리, 보육 환경 이거든요. 이 3가지가 저출산 핵심입니다. 만나는 것도 필요하나 결혼을 안하는 이유는 아니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거의 어려움, 일자리 어려움, 보육의 어려움에 집중해야죠. 소개팅이 부족해서 저출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잖습니까. 이런 이벤트성 사업에 돈을 쓰는 건 부산시가 할 일이 아닙니다. 


김 : 백양산터널과 수정산터널 재정지원금 129억원을 모두 삭감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삭감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박 : 민자사업이고 BTL로 하면서 부산시가 손해보는 계약이었죠. 시민들 세금 손실이 큽니다. 이 세금 손실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삭감은 업체와 재협상 해보라는 거죠. 


김 : 외국어 위탁교육 예산을 삭감한 건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던데. 


박 : 모든 사람이 영어를 할 필요가 없잖아요. 영어를 잘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모든 공무원이 영어를 잘 해야하나요? 이 사업의 실효성이 없습니다. 상임위에서 기본적으로 삭감되어 왔습니다. 


박민성 의원 사무실



김 : 이번엔 초선으로서 처음 예산 심의하셨는데 느낀 점 얘기해주십시오. 


박 : 개인적으로 시민단체에서 예산을 20년 동안 다뤄봤습니다. 그런데도 예산은 어렵네요. 살림살인데 그 흐름도 같이 담아야 하거든요. 예산은 기본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명과 돈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보니 하나하나를 파악하는 게 어렵습니다. 일일이 하나씩 시간을 내어서 확인을 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죠. 그렇다 해도 시민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들여다 봐야 하기 때문에 보다 알기 쉽게 만들고 최대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박민성 시의원 말대로 예산은 어렵다. 330만 부산시의 예산이다 보니 일단 방대하다. 그리고 해당 분야의 당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예산과의 소통을 멈추어선 안된다. 결국 시정의 핵심은 돈이다. 관심과 감시가 없으면 그만큼 돈의 누수가 생겨난다. 소통으로 2019년 부산시민의 예산의 낭비를 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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