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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동백섬 쪽에 있는 인어상이다. 





근데 느낌이 이상하다. 우리가 보통 보던 인어상과는 좀 다르다. 얼굴이 한국인을 닮은 건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데 몸매가 인어공주라 하기엔 좀 그렇다. 굵은 팔뚝과 두둑한 뱃살이 우리가 기대한 인어공주의 몸매는 아닌듯. 





뒤를 보니 더 심하다. 등판이 태평양처럼 넓직한 게 딱 아줌마 등판이다. 삐져나온 허리살은 어머니 뒷모습 같아 친근한 느낌까지 준다.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해운대 인어상은 리얼리즘의 정수라 할 정도로 너무나 사실적인 아줌마 몸매다.  





왜 해운대 인어상은 인어아가씨가 아니라 인어아줌마일까? 인어상 옆에 설치된 안내석을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해운대 인어상이 모델로 한 것은 공주가 아니라 왕비다. 왕자를 흠모하다 물거품이 된 그런 애절한 이야기 속의 인어공주가 아니라 왕에게 시집와서 왕비로 잘살고 있는 인어왕비다.

 

왕비다 보니 해운대의 인어가 그리워 하는 대상도 인어공주와는 다르다. 인어공주는 왕자를 흠모하지만 인어왕비는 멀리 떠나온 친정을 그리워한다. 

 

인어상 아래 있는 안내석에 새겨진 글을 옮겨봤다. 


 

"먼 옛날 하늘이 처음 열리던 때, 인어의 나라 나란다에는 아름다운 황옥공주가 살았는데 공주가 자라자 나란다국의 왕은 머나먼 나라 무궁국의 은혜왕에게 공주를 시집 보낸다. 

인어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황옥공주는 동백섬에서 은혜왕의 왕비로 살아가지만 고향과 가족 생각이 간절하여 그리움이 쌓여가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은혜왕이 황옥왕비에게 ‘이곳의 달은 신통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그대 할머니께서 주신 황옥을 달빛에 비추면 그대의 나라가 보일 것’이라 한다. 그 날 이후, 매일같이 황옥을 달에 비춰 보며 향수를 달랬던 황옥공주, 그 순간만큼은 예전의 인어 모습으로 변해 동백섬 앞바다를 마음껏 헤엄칠 수 있었다고 한다. 

인어로 변한 황옥공주가 지키고 있는 동백섬 앞바다 지금도 공주의 애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하듯이 해운대해수욕장 바다를 끼고 조선비치호텔을 돌아 나가면 바닷가 바위 위에 인어상이 앉아 있다.

(부산 이야기 지도- 인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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